개정 노조법 매뉴얼 ‘사용자성 판단기준’ 담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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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40회 작성일 25-11-03 09:43본문
개정 노조법 매뉴얼 ‘사용자성 판단기준’ 담을 듯
내년 3월10일 시행을 앞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관련 고용노동부 매뉴얼향방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노동부는 다음달 초순께에 매뉴얼 초안을 노사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쟁점은 사용자성 판단기준 적시 여부와 교섭 방식이다.
노동계 “사용자 교섭회피 우려”
재계 “실질적 지배력 기준 판단해야”
노동부 ‘노사관계·행정 안전성’ 추구
26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노동부는 실질적 지배력을 풀이한 사용자성 판단기준을 매뉴얼에 넣을 것으로 보인다. 법률을 집행해야 하는 행정부로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사용자성 판단기준이 매뉴얼에 담길지 여부가 쟁점인 배경에는 노사의 심각한 불신이 있다. 노동계는 사용자성 판단기준을 매뉴얼에 담는 순간 사용쪽의 회피기술이 발달할 것으로 본다. 매뉴얼에서 제시한 판단기준에 해당하는 행위를 제외한 방식으로 원·하청 지배방식을 재구조화해 교섭을 회피할 것이라는 의미다.
과도한 걱정이라기엔 역사가 있다. 자동차·철강·조선 등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만연했던 불법파견 문제가 잇딴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으로 바로잡혀가자 기업은 하청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대신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법원 판결을 회피했다. 곳에 따라서는 100% 비정규직 공장까지 만들어져 판결 취지를 퇴색시켰다. 이런 작용이 개정 노조법상 사용자성 판단기준이 공개되는 순간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노동계는 우려한다.
반면에 재계는 사용자성 판단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개정 노조법상 하청노동자 사용자 기준인 ‘실질적 지배력’이라는 문구가 추상적이기 때문에,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할 사용자가 맞는지를 가늠할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동부는 사용자성 판단기준을 매뉴얼에 담는 방향으로 기운 분위기다. “법률의 적용 범위 조차 설명하지 않는 것은 행정부로서 무책임하다”는 인식이 전제돼 있다. 개정 노조법 시행 뒤 노사 모두가 단기적으로 사용자성 여부를 따지는 갈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여력이 있는 기업은 법률비용을 불사하고 법원행을 택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노동부로 숱한 질의가 쏟아질 수 있다. 그때그때 판단이 다르다면 노사관계 불안정을 부추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당신은 사용자”라는 판단을 내릴 근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른바 ‘행정적 안정성’이다.
‘교섭의제-사용자성 판단기준’ 연동 가능성
그렇다면 사용자성 판단기준은 어떻게 구성될까.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개정 노조법 매뉴얼 작업 과정에서 주목받았던 이승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 판결을 참조해 판단 기준을 △하청노동자 노무가 원청사용자 운영에 필수적이고 사업체계 내에 편입돼 있는지 △하청노동자 근로조건에 대한 원청사용자의 개입 정도 △원청사용자와 하청사용자의 관계 △노동 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를 큰 틀에서의 판단 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 4개 항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되, 모두 충족해야만 원청사용자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더했다.
다만 이런 논의는 노동부가 각 노사 단체를 만나는 초기 단계에서 나온 얘기다. 현재 어떤 수준인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한 노동계 인사는 “체크리스트 방식이라는 비판을 받은 초기 안을 폐기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폭넓게 의견을 듣고 있는 모양새”라며 “사용자성 판단기준에 대해서는 노동부가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성 판단기준을 교섭의제에 따라 달리 판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질적 지배력을 인정한 법원의 개별 판결을 제한적으로 수용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산업안전과 관련한 교섭 요구는 폭넓게 인정하되 고용과 관련한 의제는 제한적으로 보는 방식 등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앞선 한화오션 판결에서 하청노동자의 △임금인상 △성과급 지급 △사내하도급 산업안전에 대해선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도 △불법파견 해소 △직접고용 요구 △자회사 전환 금지 △정규직 대비 차별 시정 △취업방해 금지는 교섭의제로 보지 않았다.
다만 변화 여지는 있다. 한화오션 판결은 개정 노조법 시행 이전 옛 노조법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다. 개정 노조법은 별다른 조건 없이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인정한다. 이를 적용하면 앞으로는 판결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교섭해태 부당노동행위’ 유지할 듯
또 다른 쟁점은 교섭 방식이다. 이 대목에서는 노동위원회의 역할 확대가 중요하다.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를 받은 원청이 교섭에 순순히 응하지 않는 한, 노동위를 통한 쟁의조정 방식이 폭넓게 가동될 전망이다. 사용자성 판단기준이 개정 노조법의 외곽선을 그렸다면 교섭 방식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위한 기둥을 세워야 하는데, 쉽지 않다. 개정 노조법이 시행되면 노동위는 기존의 교섭 해태에 따른 부당노동행위 구제 경로를 유지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했는데 원청이 사용자 지위를 부정하면서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하지 않으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노동위는 하청 노조가 요구한 교섭의제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실무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동위가 주로 기업별 노사문제에 개입해왔던 만큼, 초기업관계에 가까운 원·하청 노사관계를 구체적으로 판단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런 점에서 시행령 개정이 뒤따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동위는 그동안 하청 노조나 노동자의 원청 상대 구제신청 등에는 각하 결정을 내려왔다.
‘상급단체별’ 하청 교섭단위도 주목
원청의 사용자성과 교섭의제를 판단한 뒤 교섭 필요성이 인정되면, 이후 교섭단위 분리신청 방식으로 원청 노조를 제외하는 방안을 정부는 고려하고 있다. 하청 노조의 교섭권을 보장하려는 의도이나, 동시에 원·하청 공동교섭 형식을 제한하는 작용도 할 우려가 있다.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통해 하청 노조가 원청 노조와 별개의 교섭단위를 구성하면, 이후에는 같은 수준의 하청 노조들과 교섭창구 단일화를 거치게 된다. 예를 들어 ㄱ원청의 하청업체 5곳 중 3곳에 노조가 있다면 3곳 노조가 교섭창구 단일화 대상이 된다. 이때 하청업체 1곳에 복수노조가 있더라도, 원청과 교섭하는 교섭단위를 꾸릴 때에는 업체별 교섭대표노조를 정한 뒤, 이들이 다시 모여 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교섭대표노조를 구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청업체 1곳당 교섭대표노조를 가린 뒤, 이들이 다시 원청과의 교섭단위를 구성하기 위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밟게 된다는 의미다.
노동부는 이때 산별노조·연맹 또는 총연맹 수준의 교섭단위를 구성해 원청과 개별교섭하는 방식도 고려 중이다. 이를테면 금속노조는 금속노조끼리, 금속노련은 금속노련끼리 교섭단위를 만들어 원청과 개별교섭한다는 식이다. 총연맹 또는 산별에 따라 개별 사안에 대한 입장이 달라 현장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완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소수노조인 초기업노조의 교섭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편이기도 하다. 다만 이 경우 현행 노조법에 근거가 없기 때문에 노동부 또는 노동위가 노사 자율을 원칙으로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에 개입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임세웅 기자 imsw@labortoday.co.kr
노동계 “사용자 교섭회피 우려”
재계 “실질적 지배력 기준 판단해야”
노동부 ‘노사관계·행정 안전성’ 추구
26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노동부는 실질적 지배력을 풀이한 사용자성 판단기준을 매뉴얼에 넣을 것으로 보인다. 법률을 집행해야 하는 행정부로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사용자성 판단기준이 매뉴얼에 담길지 여부가 쟁점인 배경에는 노사의 심각한 불신이 있다. 노동계는 사용자성 판단기준을 매뉴얼에 담는 순간 사용쪽의 회피기술이 발달할 것으로 본다. 매뉴얼에서 제시한 판단기준에 해당하는 행위를 제외한 방식으로 원·하청 지배방식을 재구조화해 교섭을 회피할 것이라는 의미다.
과도한 걱정이라기엔 역사가 있다. 자동차·철강·조선 등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만연했던 불법파견 문제가 잇딴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으로 바로잡혀가자 기업은 하청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대신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법원 판결을 회피했다. 곳에 따라서는 100% 비정규직 공장까지 만들어져 판결 취지를 퇴색시켰다. 이런 작용이 개정 노조법상 사용자성 판단기준이 공개되는 순간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노동계는 우려한다.
반면에 재계는 사용자성 판단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개정 노조법상 하청노동자 사용자 기준인 ‘실질적 지배력’이라는 문구가 추상적이기 때문에,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할 사용자가 맞는지를 가늠할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동부는 사용자성 판단기준을 매뉴얼에 담는 방향으로 기운 분위기다. “법률의 적용 범위 조차 설명하지 않는 것은 행정부로서 무책임하다”는 인식이 전제돼 있다. 개정 노조법 시행 뒤 노사 모두가 단기적으로 사용자성 여부를 따지는 갈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여력이 있는 기업은 법률비용을 불사하고 법원행을 택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노동부로 숱한 질의가 쏟아질 수 있다. 그때그때 판단이 다르다면 노사관계 불안정을 부추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당신은 사용자”라는 판단을 내릴 근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른바 ‘행정적 안정성’이다.
‘교섭의제-사용자성 판단기준’ 연동 가능성
그렇다면 사용자성 판단기준은 어떻게 구성될까.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개정 노조법 매뉴얼 작업 과정에서 주목받았던 이승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 판결을 참조해 판단 기준을 △하청노동자 노무가 원청사용자 운영에 필수적이고 사업체계 내에 편입돼 있는지 △하청노동자 근로조건에 대한 원청사용자의 개입 정도 △원청사용자와 하청사용자의 관계 △노동 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를 큰 틀에서의 판단 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 4개 항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되, 모두 충족해야만 원청사용자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더했다.
다만 이런 논의는 노동부가 각 노사 단체를 만나는 초기 단계에서 나온 얘기다. 현재 어떤 수준인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한 노동계 인사는 “체크리스트 방식이라는 비판을 받은 초기 안을 폐기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폭넓게 의견을 듣고 있는 모양새”라며 “사용자성 판단기준에 대해서는 노동부가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성 판단기준을 교섭의제에 따라 달리 판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질적 지배력을 인정한 법원의 개별 판결을 제한적으로 수용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산업안전과 관련한 교섭 요구는 폭넓게 인정하되 고용과 관련한 의제는 제한적으로 보는 방식 등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앞선 한화오션 판결에서 하청노동자의 △임금인상 △성과급 지급 △사내하도급 산업안전에 대해선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도 △불법파견 해소 △직접고용 요구 △자회사 전환 금지 △정규직 대비 차별 시정 △취업방해 금지는 교섭의제로 보지 않았다.
다만 변화 여지는 있다. 한화오션 판결은 개정 노조법 시행 이전 옛 노조법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다. 개정 노조법은 별다른 조건 없이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인정한다. 이를 적용하면 앞으로는 판결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교섭해태 부당노동행위’ 유지할 듯
또 다른 쟁점은 교섭 방식이다. 이 대목에서는 노동위원회의 역할 확대가 중요하다.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를 받은 원청이 교섭에 순순히 응하지 않는 한, 노동위를 통한 쟁의조정 방식이 폭넓게 가동될 전망이다. 사용자성 판단기준이 개정 노조법의 외곽선을 그렸다면 교섭 방식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위한 기둥을 세워야 하는데, 쉽지 않다. 개정 노조법이 시행되면 노동위는 기존의 교섭 해태에 따른 부당노동행위 구제 경로를 유지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했는데 원청이 사용자 지위를 부정하면서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하지 않으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노동위는 하청 노조가 요구한 교섭의제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실무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동위가 주로 기업별 노사문제에 개입해왔던 만큼, 초기업관계에 가까운 원·하청 노사관계를 구체적으로 판단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런 점에서 시행령 개정이 뒤따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동위는 그동안 하청 노조나 노동자의 원청 상대 구제신청 등에는 각하 결정을 내려왔다.
‘상급단체별’ 하청 교섭단위도 주목
원청의 사용자성과 교섭의제를 판단한 뒤 교섭 필요성이 인정되면, 이후 교섭단위 분리신청 방식으로 원청 노조를 제외하는 방안을 정부는 고려하고 있다. 하청 노조의 교섭권을 보장하려는 의도이나, 동시에 원·하청 공동교섭 형식을 제한하는 작용도 할 우려가 있다.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통해 하청 노조가 원청 노조와 별개의 교섭단위를 구성하면, 이후에는 같은 수준의 하청 노조들과 교섭창구 단일화를 거치게 된다. 예를 들어 ㄱ원청의 하청업체 5곳 중 3곳에 노조가 있다면 3곳 노조가 교섭창구 단일화 대상이 된다. 이때 하청업체 1곳에 복수노조가 있더라도, 원청과 교섭하는 교섭단위를 꾸릴 때에는 업체별 교섭대표노조를 정한 뒤, 이들이 다시 모여 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교섭대표노조를 구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청업체 1곳당 교섭대표노조를 가린 뒤, 이들이 다시 원청과의 교섭단위를 구성하기 위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밟게 된다는 의미다.
노동부는 이때 산별노조·연맹 또는 총연맹 수준의 교섭단위를 구성해 원청과 개별교섭하는 방식도 고려 중이다. 이를테면 금속노조는 금속노조끼리, 금속노련은 금속노련끼리 교섭단위를 만들어 원청과 개별교섭한다는 식이다. 총연맹 또는 산별에 따라 개별 사안에 대한 입장이 달라 현장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완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소수노조인 초기업노조의 교섭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편이기도 하다. 다만 이 경우 현행 노조법에 근거가 없기 때문에 노동부 또는 노동위가 노사 자율을 원칙으로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에 개입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임세웅 기자 imsw@labor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