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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다면평가결과만을 근거로 6급 승진임용에서 제외한 처분은 위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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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9회 작성일 23-02-0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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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례 ]
다면평가결과만을 근거로 6급 승진임용에서 제외한 처분은 위법하다
서울행법 2021구합71236 (2022.08.19.)
* 사 건 : 서울행정법원 제11부 판결 2021구합71236 행정6급으로의 승진임용제외처분취소
* 원 고 : A
* 피 고 : 서울특별시장
* 변론종결 : 2022.05.20.
* 판결선고 : 2022.08.19.
[주 문] 
1.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가 2021.7.8. 원고에 대하여 한 행정6급 승진임용제외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위적으로, 피고가 2021.7.8. 원고에 대하여 한 행정6급 승진임용제외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예비적으로, 주문 제2항과 같다.
[이 유]
  • 1. 처분의 경위
  • 가. 원고는 2001.12.경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2009.1.23. 7급으로 승진한 후 현재 서울시청에 근무하고 있는 지방공무원(행정직)이다.
  • 나. 피고는 2021년 하반기 7급 이하 공무원 승진계획을 공고하였고, 그 중 7급에서 6급으로의 행정직군 승진예정인원은 95명이며, 원고는 해당 승진심사대상자에 포함되었다. 원고의 6급 승진후보자명부 순위는 2021.5.31. 기준 25등이다.
  • 다. 그런데 원고는 피고가 실시한 다면평가에서 50점 중 **.*점을 받았고(이하 ‘이 사건 다면평가’라고 한다), 피고는 2021.7.8. 원고가 ‘다면평가결과 하위 10% 이며 동시에 40점 미만인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를 승진대상에서 제외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 라. 서울특별시 소청심사위원회는 2021.11.25. 원고의 소청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 2. 원고의 주장
  •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고 그 하자도 중대·명백하므로, 무효이거나 취소되어야 한다.
  • 가. 절차적 하자
  • 이 사건 처분에는 아래와 같은 절차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 1) 피고는 원고에게 불이익한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지방공무원법, 행정절차법상의 규정을 위반하여 원고에게 사전통지를 하지 않았고, 어떠한 의견제출기회도 부여하지 않았다.
  • 2) 피고는 서울특별시 인사규칙 제64조에 반하여 다면평가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절차를 두지 않고 원고에게 어떠한 불복기회도 부여하지 않은 채 곧바로 원고를 승진에서 제외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 나. 실체적 하자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실체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 1) 지방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임용령, 지방공무원 다면평가 운영지침 등 관련 규정은 다면평가결과를 승진에 참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피고는 승진에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근무성적평정, 경력 및 외국어성적 등을 모두 무시하고 오로지 다면평가결과만을 근거로 원고를 승진에서 제외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위 처분은 상위법 우선의 원칙 및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
  • 2) 이 사건 다면평가는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평가항목의 요건 등을 갖추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성격상 평가자와 평가대상자와의 인적 관계에 따라 평가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객관성, 공정성 및 신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하였다.
  • 원고는 행정소송, 행정심판 등 법적 구제절차와 관련된 사무처리를 하며 상당한 성과를 올렸고, 그 외에도 장애인콜택시 업무, 승차거부 및 택시차고지 위반 처분, 택시면허 인가 업무 등 기피업무를 주로 담당하였다. 원고는 택시운수종사자에게 지급되어야할 택시부가가치세 경감세액을 운송사업자가 부당 사용하는 관행을 점검하고 이를 바로잡은 적도 있다.
  • 그럼에도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업무성과나 업무수행태도 등을 무시하고 오로지 이 사건 다면평가에만 근거하여 원고를 승진에서 제외하였으므로, 위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 3. 관계 법령
  •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 4. 구체적 판단
  •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를 함께 본다.
  • 가.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 1) 지방공무원법 및 행정절차법을 위반하여 원고에게 처분이유를 적은 설명서를 교부하지 않았고, 의견제출기회도 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 가) 행정절차법 제3조제2항제9호는 ‘병역법에 따른 징집·소집, 외국인의 출입국·난민인정·귀화, 공무원 인사 관계 법령에 따른 징계와 그 밖의 처분, 이해 조정을 목적으로 하는 법령에 따른 알선·조정·중재·재정 또는 그 밖의 처분 등 해당 행정작용의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거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사항과 행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행정절차법이 적용되지 않는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고, 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에 관하여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2조제3호는 ‘공무원 인사 관계 법령에 의한 징계 기타 처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 이러한 관련 규정의 내용을 행정의 공정성, 투명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는 행정절차법의 입법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행정절차법이 적용되지 않는 ‘공무원 인사 관계 법령에 따른 처분에 관한 사항’이란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처분이나 행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 처분의 경우만을 뜻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1.16. 선고 2011두30687 판결 등 참조).
  • 나) 행정절차법 제23조제1항은 행정청이 처분을 하는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과 관계 법령 및 당해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그 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12.10. 선고 2007두20362 판결 등 참조).
  • 다) 이 사건은 원고가 일반승진 승진후보자명부 순위상 승진예정인원 범위 내에 들었으나 이 사건 다면평가로 인해 승진에서 제외된 것으로서, 위와 같이 행정절차법 적용제외 사항으로 규정된 ‘공무원 인사관계법령에 의한 징계 기타 처분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
  • 라) 그런데 다수의 공무원들이 심사대상이 되는 일반승진임용의 경우, 승진대상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한꺼번에 공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므로, 승진제외처분 이전에 해당자에 대하여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기회를 부여하게 된다면 사실상 처분 이전에 승진대상자와 그렇지 않은 자가 외부에 공개되는 결과가 되어 인사관리에 많은 혼란을 초래할 것이 예상된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공무원 인사 관계 법령에 따른 처분으로서 행정절차법에서 적용제외사항에 해당한다(대법원 2006두20631 사안은 이미 대령진급예정자로 선발·공포된 자에 대하여 비위사실이 발각되었음을 이유로 징계처분을 하고 선발을 취소한 것으로서 이 사건과 사실관계가 다르다). 또한 피고는 2021년 하반기 7급 이하 공무원 승진계획을 공고하며 다면평가 하위 10%는 승진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명시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처분 이전인 2021.7.5. 이 사건 다면평가결과를 확인하였으므로, 위 다면평가로 인해 승진이 제외되었음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 마)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 2) 다면평가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를 마련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 살피건대, 이의신청절차 구비 여부가 이 사건 처분의 위법성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고 볼 법적 근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 나. 실체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 1) 다면평가제도 관련 법리
  • 가) 지방공무원법 제38조제1항은, 지방공무원 계급 간의 승진임용은 근무성적평정, 경력평정, 그 밖의 능력의 실증에 따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방공무원법 제39조제3항, 제5항,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30조, 제31조의2는 임용권자로 하여금 근무성적평정, 경력평정, 그 밖의 능력의 실증에 의한 순위에 따라 직급별로 승진후보자 명부를 작성하고 승진후보자 명부의 높은 순위에 있는 사람부터 차례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임용하여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나) 또한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7조제2항은 임용권자로 하여금 소속 공무원의 직무요건, 인적요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적재적소에 임용해야 하며, 제8조의4에 따른 다면평가를 실시한 경우에는 그 결과를 임용에 반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8조의4 제1항은 ‘임용권자는 소속 공무원에 대한 능력개발 등을 위하여 해당 공무원의 상급 또는 상위 공무원, 동료, 하급 또는 하위 공무원 및 민원인 등에 의한 다면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고 하여 다면평가제도를 규정하고 있으며, 제8조의4 제4항에서 다면평가실시 및 활용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지방공무원규칙에 위임하고 있다.
  • 다) 이러한 다면평가제도는 다면평가는 상급자, 하급자, 동료, 민원인 등 복수의 평가자들이 평가에 참여하는 제도로서, 복수의 평가자로부터 받은 평가결과를 통해 상사에 의한 일방적 평가의 한계를 보완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그 주된 취지는 상급자가 하급자의 성과를 평가하고, 이를 보상 및 승진과 같은 인사관리에 활용 전통적인 성과평가와 달리 복수의 평가자가 업무 성과 및 그 외 사항(노력·행동·태도·협업·의사소통 등)의 다양한 평가요소를 활용하여 평가함으로써 인사에 반영할 성과평가의 정확성을 증대시키고 피평가자로 하여금 자신에 대한 타인의 평가 불일치를 바탕으로 자기인식을 유도하며, 이를 통해 스스로와 조직에 바람직한 행위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 라) 반면, 다면평가제도는 평가자의 주관적인 인식과 판단에 기초하여 평가를 하게 되므로, 그에 따라 피평가자에 대한 평판이나 관계를 근거로 평가하게 되어 업무실적 등의 공식적 평가기준보다 개인적 관계를 우선하거나, 지나치게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판단을 유보하고 중간 정도로 평가하게 되거나, 피평가자가 갖는 하나의 특성(평판 등)에 따라 대상의 전체를 평가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즉 다면평가제도는 평가자의 주관적인 인지에 따라 그 평가결과가 좌우되는 특성상 평가결과의 객관성과 신뢰성에 본질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평가항목은 실력과 능력, 품성 등에 대하여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야 하고, 특히 승진임용 등에 반영하는 경우에는 평가의 용도나 그 평가결과로 인하여 미칠 수 있는 영향(유·불리 모두 포함) 등이 피평가자 뿐 아니라 평가자들에게도 사전에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고지되어야 한다.
  • 그런데 다면평가제도의 법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는 지방공무원법 임용령 제8조의4에 따른 다면평가의 원래 목적은 “능력개발 등”을 위한 것인데, 같은 법 임용령 제7조가 다면평가결과를 “임용”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정함에 따라 비로소 승진임용에도 활용될 여지가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다면평가결과를 승진임용에 반영할 수 있더라도, 이는 법률이 정한 승진임용의 대원칙의 테두리 내에서 참작될 수 있을 뿐이다. 즉 지방공무원법 제38조는 승진임용은 근무성적평적, 경력평적, 그 밖의 능력의 ‘실증’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39조는 승진임용의 방법을 위와 같은 실증에 따른 승진후보자명부 순위에 따라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루어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다면평가결과를 임용에 반영하더라도 결국 이는 지방공무원법 제7조제2항이 정하고 있는 종합적 고려 요건을 ‘중심으로’ 임용에 반영할 수 있을 뿐이다. 여기서 위 제7조제2항이 정하는 종합적 고려요건은 직위의 직무요건과 공무원의 인적요건으로 대별되고, 그 구체적 지표로 직위의 주요 업무활동, 직위의 성과책임, 직무수행의 난이도, 직무수행요건, 직렬 및 직류, 윤리의식 및 청렴도, 보유 역량의 수준, 경력, 전공분야 및 훈련실적, 그 밖의 특기사항을 열거하고 있다. 한편 공무원의 승진임용에 중요하게 반영되는 근무성적은 “객관적이고 엄정하게 평정”하여 인사관리에 반영되어야 한다(지방공무원법 제76조). 이와 같이 공무원의 승진임용을 포함한 ‘임용’과 관련한 고려요소는 모두 객관적·합리적이고 구체적으로 특정 가능하며 사후적으로 검증 가능한 내용을 열거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다면평가 역시 이러한 요소들을 중심으로 위와 같은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실제로 다면평가의 이러한 특성을 감안하여 지방공무원임용령 제7조제2항은 ‘다면평가를 실시한 경우에는 그 결과를 임용에 반영할 수 있다’고 하여 임의규정의 형식으로 이를 정하고 있고, 서울특별시 인사규칙 제66조제1항 역시 이와 궤를 같이 하여, 다면평가결과는 인사위원회 승진심의 또는 의결 시 “보완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뿐임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전보 등 보직관리와 성과상여금 지급 등에 참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조제3항은 “피평가자에게 평가항목별 점수와 피평가자 전체의 평균점수, 기타 인사운영에 반영되는 세부 평가정보를 공개하여 개인의 능력개발을 유도해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다면평가제도 본래의 근본적 목적은 공무원의 “능력개발”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나아가 지방공무원 다면평가 운영지침 제2조제다항 또한 위 지방공무원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하여 다면평가 결과를 인사위원회 승진심의 또는 의결시 ‘보완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지방공무원법 제8조의4 제4항에 근거한 서울특별시 인사규칙 제66조제1항도 다면평가 결과는 인사위원회 승진심의 또는 의결 시 ‘보완자료’로 활용하며, 전보 등 보직관리와 성과상여금 지급 등에 ‘참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 그러므로 이러한 다면평가결과가, 단순한 보직관리에 고려되는 것을 넘어서 승진임용에 반영될 경우, 특별히 그 평가항목은 실적과 능력, 품성 등에 대하여 평가자 스스로 반추하여 객관적 측면에서 검증해 볼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구체적이며 사후적으로 검증 가능한 합리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야 한다(서울특별시 인사규칙 제65조제2항 역시 이와 궤를 같이 하여 동일한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나아가 승진임용 등에 다면평가결과를 반영할 경우에는 그 평가의 용도나 그 평가의 결과로 인하여 피평가자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유·불리 모두 포함)의 ‘유무’ 및 ‘정도’ 등이 피평가자 뿐 아니라 평가자들에게도 사전에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고지되어야 하고, 다면평가결과가 미칠 이익/불이익의 정도가 커질수록 이러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전 고지의 필요성 역시 커지게 된다. 이에 따라 평가자들은 그 책임성에 비례한 객관적이고 신중한 평가가 가능해지며, 이러한 객관성과 투명성, 책임성이 담보된 평가결과가 ‘보완자료’로서 반영·참작되어야, 비로소 공무원 승진임용 판단에 요구되는 평가의 엄정성과 공정성, 객관성과 투명성, 적정성 등 합리적 기준에 따른 재량행사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앞서 본 법령의 내용과 체계에 따라 볼 때, 이러한 다면평가결과는 승진임용 판단에 대한 ‘보완자료’로서의 기능을 가질 뿐이므로, 그 평가결과가 실질적으로 승진임용 결격 요건으로 고려하거나 그 평가결과가 공무원 집단 내부의 집단적 거부권(veto) 행사와 마찬가지로 기능하도록 운영하는 것은, 법치행정의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무원 신분과 임면을 보장하도록 한 헌법 제7조, 제78조와 그에 기초한 법령이 정한 공무원 ‘임용’에 대한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다.
  • 마) 이러한 법리에 따라 보건대, 오로지 다면평가만을 근거로 승진임용의 당락여부를 결정하게 되면, 근무성적평정, 경력평정, 그 밖의 능력의 실증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승진임용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지방공무원법 제39조제3항, 제5항,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30조, 제31조의2에 반할 뿐 아니라, 근무성적평정, 경력평정, 그 밖의 능력의 실증에 의한 순위에 따라 직급별로 승진후보자 명부를 작성하도록 하는 지방공무원법 제39조제3항, 지방공무원법 임용령 제30조, 제31조의 2 내지 6의 규정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다. 특히 일반승진의 경우 승진소요 최저연수를 충족하고 승진후보자 명부에 포함되면 일정한 심사를 거쳐 승진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되므로, 특별승진, 특별승급, 성과상여금 지급, 교육훈련, 보직관리 등 인사관리에 비해 일반승진에서 다면평가결과를 반영함에는 그 방식과 정도에 있어 더욱 신중하여야 할 것이다.
  • 물론 다면평가제도의 도입 취지 및 그 실효성 확보를 위해 다면평가결과를 승진 등 인사관리에 직접 활용할 필요성이 일부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앞서 보았듯이 다면평가제도의 법률적·내재적 한계 등을 고려하여야 하므로, 실질적으로 다면평가결과만을 근거로 승진임용의 당락여부를 결정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되어서는 아니 되고, 근무성적평정, 경력평정 등 법령이 정한 요소들을 중심으로 하여 다면평가결과도 보조적 참고자료로 일반승진임용 여부에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관련 법규에서 규정하는 일반승진임용의 취지와 내용과 한계에 반하여서는 아니 될 것이다[따라서 다면평가결과를 예컨대 10~20% 정도의 낮지만 일정한 비율로 반영한다거나(다만 이 경우에도 보조적 자료라는 한계가 있으므로 과도한 비율로 반영하는 것은 여전히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평가결과 하위자를 승진후보자명부순위에서 작지만 일정 순위 하락한 것과 동일하게 간주하는 규정을 두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이 경우도 실질적인 ‘결격요건’으로 작용하게 되면 위법하다 할 것이다) 등을 고려할 수 있으며, 그 반영 비중은 관리자·조직 내 의사결정권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고위직으로 갈수록 더욱 커질 수도 있을 것이다].
  • 2) 승진임용에 관한 재량권 행사의 일반법리
  • 한편 임용권자는 승진후보자 명부에 포함된 후보자들에 대하여 일정한 심사를 진행하여 승진임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승진후보자 명부에 포함된 특정 후보자를 반드시 승진임용을 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어서, 임용권자에게는 승진임용 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는 재량이 부여되어 있다. 다만 그 재량권의 행사에는 공무원의 자격을 정한 관련 법령 규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승진임용의 공정성, 투명성, 적정성 등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대법원 2018.3.27. 선고 2016두44308 판결 등 참조).
  • 3) 구체적 판단
  • 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에서 본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9 내지 28, 30 내지 38, 46호증, 을 제3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다면평가결과만을 근거로 원고를 6급 승진임용에서 제외한 이 사건 처분은 법령이 정한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치행정원칙을 위반한 것이고,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갖추지 못하여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이를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 (1) 원고의 승진후보자명부순위는 25등으로서 2021년 하반기 6급 승진대상범위(95명) 내에 포함되는데, 이는 원고의 근무성적평정, 경력평정이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원고는 ‘택시물류과’에서 행정소송, 행정심판 등 법적 구제절차와 관련된 사무처리 및 택시 관련 민원업무를 성실하고 꼼꼼하게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원고는 2018.12. 택시운수종사자에게 지급되어야할 택시부가가치세 경감세액을 운송사업자가 부당 사용하는 관행을 점검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자체점검 추진 계획을 설립·보고한 사실도 있으며, 2020.3.1.부터 서울시립대학교에서 법학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있으며 야간수업을 듣는 등 행정공무원으로서 관련법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고가 업무에 소홀하였다고 평가할 만한 자료는 전혀 보이지 아니한다. 원고는 택시승차거부처분을 받은 민원인에게 관련절차를 친절히 안내하여 민원인으로 감사인사를 받고 2021.7.5. 민원칭찬 포상 대상자로 추천된 적도 있다.
  • (2) 특히 이 사건에서 문제된 승진임용은 특별승진이 아닌 일반승진임용이고, 본격적인 중간관리자 역할을 수행하는 5급 사무관으로의 승진임용이 아니라 6급 승진임용에 해당한다. 이처럼 6급 승진임용의 경우 5급 공무원에 비해 관리자 중심의 리더십 역량이 다소 덜 요구되므로 다면평가결과 못지않게 실무처리능력 및 업무의 성실성이 더욱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 (3) 그럼에도 피고는 오로지 이 사건 다면평가결과 원고가 ‘다면평가결과 하위 10% 이며 동시에 40점 미만인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의 승진후보자명부, 근무성적평정, 경력평정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곧바로 원고를 6급 승진대상에서 제외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 (4) 피고는 ‘지방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 임용령, 지방공무원 다면평가 운영지침, 서울특별시 인사규칙에 다면평가결과를 반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원고가 다면평가결과 하위 10% 이며 동시에 40점 미만인 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다’는 주장 외에 원고가 구체적으로 어떤 측면에서 승진임용에 부적합하다는 것인지 추가적인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앞서 든 각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 당시 그 외의 사정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 (5)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다면평가결과의 객관성,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승진제외조건을 ‘다면평가결과 하위 10% 이며 동시에 40점 미만’으 로 설정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면평가결과는 앞서 본 것과 같이 평가자의 인식에 기초하므로 평가결과의 객관성과 신뢰성에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피고는, 이 사건 개별 다면평가 당시에 평가자들에게 ‘해당 자료가 승진에서 제외될 수 있는 유력한 자료로 기능하거나 사실상 결격요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평가에 앞서 별도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인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승진임용여부 판단에 활용된 이 사건 다면평가는 평가자들이 그 책임성에 비례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게 하는 기초가 되는 사정에 대한 고지조차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신뢰성, 객관성, 투명성 등이 담보되지 않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위와 같은 규정은 사실상 결격요건이나 집단적 거부(veto)권을 규정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법령이 정한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평가결과에 기초한 이 사건 처분은 공무원 일반승진임용과 관련한 재량판단을 현저히 그르친 것으로서, 평가의 엄정성과 공정성, 객관성과 투명성, 적정성 등 합리적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 재량행사라고 볼 수 없다.
  • 특히 원고는 같은 과 내의 다른 구성원들과 의견충돌로 이들과 원만하게 지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고, 이러한 점이 이 사건 다면평가에 감정적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 역시 부인할 수 없다. 이는 이 사건 다면평가결과가 객관적·합리적이며 책임성이 담보된 신뢰할만한 공정한 평가결과라는 점에 상당한 의문이 들게 만드는 요소이다. 이 사건 다면평가는 총 배점 50점 만점 중 업무능력(13점), 소통·협력(12점), 공직윤리(13점), 성인지 감수성(12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고는 여성 공무원으로서 성 문제로 징계 등 절차에 회부된 적이 없고, 달리 지각이나 무단결근을 하였던 자료는 전혀 없음에도, ‘특별히 성희롱, 성차별 발언, 막말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하지 않고 상호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준수하는가?’라는 성인지 감수성 항목에서 평균(11.17점) 미만인 *.**점을 받았으며, ‘금품·향응수수·인사청탁 등 부당한 사적이득을 취하지 않으며 성실한 자세로 업무에 임하고 있는가?’라는 공직윤리 항목에서 평균(12.31점) 미만인 *.**점을 받았다. 인화(人和)라는 측면에서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는 있을지언정 위와 같은 평가 결과는 ‘부정적 감정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넘어서 버린’ 주객이 전도된 결과로 볼 여지가 매우 크다. 따라서 이점에서도 이 사건 다면평가결과에 승진임용 여부를 좌우할 자료가 될 정도로 신뢰성, 객관성, 공정성이 담보되는 자료라고 볼 수는 없다.
  • (6) 앞서 보았듯이 다면평가결과를 승진 등 인사관리에 보조 자료로 활용할 필요성은 인정되나, 그렇다고 하여 위 다면평가결과가 6급 공무원의 일반승진에 있어 근무성적평정, 경력평정 등을 모두 무시하고 대상자의 승진임용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고, 이는 지방공무원법령 및 서울특별시 인사규칙, 지방공무원 다면평가 운영지침의 문언과 규정 취지에 반한다.
  • (7)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34조는 징계를 받은 경우 승진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승진결격사유를 규정하며 그 결격기간을 따로 정하고 있다. 반면, 다면평가결과 ‘하위 10% 이며 동시에 40점 미만’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6급 승진에서 제외한다면 사실상 상·하반기에 실시되는 다면평가에서 계속 최하위를 받는 이상 영원히 승진이 어렵다는 결과에 이른다(실제로 원고의 승진후보자명부순위는 2021년 상반기 83등, 2021년 하반기 25등, 2022년 상반기 11등이었음에도 원고는 ‘하위 10% 이며 동시에 40점 미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계속 승진임용이 되지 못하였다. 이 점에서 보면 직권남용으로 볼 여지도 상당하다).
  • (8) 행정안전부장관은 2019년 정부합동감사결과 인천광역시가 승진심사를 하면서 다면평가 하위라는 이유로 승진심사에서 원천 배제하거나 탈락시켰고, 적용과정도 일관성이 없었다며 기관경고 처분을 한 바 있다.
  • (9)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
  • 나) 한편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하여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지 여부를 판별함에 있어서는 그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에 관하여도 합리적으로 고찰함을 요하는바, 행정청이 어느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어느 법률의 규정을 적용하여 행정처분을 한 경우에 그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는 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져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청이 위 규정을 적용하여 처분을 한 때에는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고 할 것이나, 그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지지 아니하여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때에는 행정관청이 이를 잘못 해석하여 행정처분을 하였더라도 이는 그 처분 요건사실을 오인한 것에 불과하여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고, 또한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는 법률관계나 사실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에게 행정처분을 한 때에는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 할 것이나,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어떤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이를 처분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로서 그것이 처분대상이 되는지의 여부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때에는 비록 이를 오인한 하자가 중대하다고 할지라도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4.10.15. 선고 2002다68485 판결 등 참조).
  •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는 다면평가결과의 적용에 관한 관련 법규의 해석 및 승진임용에 관한 재량권의 범위,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관한 것으로서 그 위법의 정도가 일응 중대·명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 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나 중대·명백하여 무효로는 볼 수 없고, 취소사유에만 해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 5. 결 론
  •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