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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급제 최저임금 적용’ 분위기 무르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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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6-06-0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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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급제 최저임금 적용’ 분위기 무르익는다
내년 최저임금 적용범위와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심의에서는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같은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노동부 최초 심의요청에 연구용역까지
내년 적용 안 돼도 ‘논의·계기’ 기대


31일 최저임금위에 따르면 4일 예정된 3차 전원회의에서 고용노동부가 진행한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별도 적용 논의를 위한 실태조사’ 연구용역 결과가 위원들에게 공개된다. 연구용역은 지난해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법 5조3항(최저임금액) 적용 관련 실태를 조사해 그 결과를 2027년 최저임금 심의시 제출하라고 노동부에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최저임금법 5조3항은 임금이 통상적으로 도급제나 그 밖에 이와 비슷한 형태로 정해져 있어 시급으로 정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최저임금액을 따로 정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노동부가 최저임금위에 심의요청을 하면서 내년 최저임금 수준만이 아니라 ‘최저임금의 도급제 근로자 별도 적용 여부’를 처음 포함했다.

그런 가운데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서 최저임금을 도급제 노동자들에게 적용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내년부터 도급제 노동자들의 법정 최저임금을 결정하지 못하더라도 일정 정도 계기는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송유나 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장은 “올해 심의에서는 도급제 근로자들을 근로기준법 내로 끌고와 최저임금으로 포섭할 수 있을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가능할지 논의를 촉발하게 될 것”이라며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적용을 위한 필요성과 당위성을 마련할 충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자성 강한 직종부터 ‘단계적 적용’ 가능성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에서 핵심은 ‘노동자성 정도’와 ‘적용 방법’이다. 최저임금법 시행령 4조(도급제 등의 경우 최저임금액 결정의 특례)는 “최저임금법 5조3항에 따라 임금이 도급제나 그 밖에 이와 비슷한 형태로 정해진 경우에 근로시간을 파악하기 어렵거나 그 밖에 같은 조 1항에 따라 최저임금액을 정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인정되면 해당 근로자의 생산고 또는 업적의 일정단위에 의해 최저임금액을 정한다”고 돼 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있는 노동자인데, 시급·일급·주급·월급으로 최저임금을 주기 어렵다면 별도로 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노동부 실태조사도 여기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송 과장은 “실태조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들이 아닌 직종을 조사했다”며 “그들의 근로자성이 짙은지, 최저임금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도급제 노동자들의 근로자성은 최저임금위 심의 과정에서 논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와 관련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한 바 있다. 따라서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을 실질적인 종속 관계로 확대하거나, 최저임금법 자체를 개정해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의 노동N이슈 ‘최저임금 적용 범위 확대의 필요성: 도급제 노동자 등 확대 방안’에서 “기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을 실질 중심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특히 플랫폼 노동에서 알고리즘 통제, 평점 관리, 계정 정지, 배차 제한, 수수료 일방 결정 등이 지휘·감독의 새로운 형태로 평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보호 대상으로 하고 있는 최저임금법 적용 대상 자체를 확대하자는 주장은 법 개정을 전제로 한다. 최저임금 제도 취지가 저임금 취약계층 보호에 있는 만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만 적용을 한정할 필요는 없다는 논리로, 최저임금법에 “노무제공자” 또는 “경제적으로 종속된 자”를 적용 대상에 포함하면 된다는 얘기다.

다만 법을 개정하려면 재계 등의 반대가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근로자성이 비교적 강한 직종부터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상 특수고용 노동자의 산재보험 가입을 허용한 특례도 2008년 7월 사용자와 관계에서 종속성이 강한 보험설계사, 레미콘 기사, 학습지교사, 골프장 캐디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하다 2022년 6월 ‘노무제공자’로 바뀌어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현재 최저임금 적용의 경우 사용자에게 종속성이 높은 가전제품 설치·수리 기사 같은 가정방문 노동자, 학습지교사가 노동자성이 강한 직종으로 거론되고 있다. 택배기사, 배달 라이더, 방과후교사 등도 최저임금을 우선 적용할 수 있는 직종으로 분류된다.

“현행법 적극 활용, 누락된 업무시간·경비 반영해야”

노동자성이 강해 최저임금을 적용할 수 있는 노동자를 선별하고 나면, 그다음엔 구체적으로 어떻게 최저임금을 적용할지가 관건이다. 시급·일급·주급·월급으로 주기 어렵다면 별도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건별 수수료를 받거나 성과·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노동자들 얘기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별도의 특례 없이 최저임금법을 전면 적용해야 하고, 도급제·건당제 노동에 대해서는 최저임금법 5조3항을 적극 활용해 최저보수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건당 소요시간이 불규칙한 경우(디지털 라벨러·배달 라이더) △거리별·소요시간별 수수료가 적용되는 경우(대리기사) △노동시간이 일정한 경우(돌봄·가사서비스)로 구분해 최저보수를 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건당 소요시간이 불규칙한 배달 라이더 등도 건당 업무에 소요되는 평균 시간을 계산할 수 있고, 여기에 최저임금을 곱하면 된다는 얘기다.

이런 방법이 실현 가능하려면 도급제 노동자들의 보수산정에서 제외되고 있는 시간을 노동시간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기·이동·준비·고객응대·행정업무·재작업 등에 걸리는 시간이 대표적이다. 동시에 업무수행을 위해 노동자들이 자비로 부담하고 있는 차량·바이크·자전거 운영비, 유류비·보험료·통신비·장비비·소모품비, 프로그램·교재비, 작업공간 사용료 등을 보수산정에 반영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명목수입이 최저임금 이상처럼 보이지만 순소득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박 선임연구위원이 지난해 3월 작성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슈페이퍼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확대방안’에 따르면 대리기사, 가사노동자, 돌봄노동자, 디지털 라벨러의 월평균 노동시간만 단순적용해 평균 시급을 산출하니 디지털 라벨러를 제외하고 모두 최저임금 이상을 받았다. 하지만 업무준비시간을 근무시간에 넣자 돌봄노동자를 빼고 나머지는 최저임금을 밑돌았다. 업무에 필요한 경비를 보수산정에 반영해도 모두 최저임금 미만을 받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플랫폼·특수고용·프리랜서 노동자들이 계약형식상으로는 개인사업자지만 실질적으로 봤을 때 노동자성이 폭넓게 인정돼야 한다”며 “최저임금법과 시행령을 적극적으로 활용·적용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김학태 기자 tae@labortoday.co.kr